이번 연휴, 본가에 내려가지 않았다. 연차까지해서 약 9일 오롯한 시간을 갖게되었다. 1차 목표는 회사 업무일지를 블로그에 정리하면서 포트폴리오 영감을 얻는 것이었다. 진행도는? 10% 이다. 키워드 리스트는 얻었지만, 순 집중 시간은 실로 이틀 채 되지 않았다. 아침에는 부모님께서 다 끝났으면 내려오라고 전화주셨다. 하지만, 나는 이 찝찝한 상태로 내려갈 수 없었다. 이쯤되니 자괴감이 몰려온 것 같기도 하다. 마치 일요일 오후 3시 같은 기분이 든다. 주말동안 거창하게 놀아보겠다고 계획을 세웠건만 한 건 없고 내일 당장 출근해야하는 그 기분 말이다.
최근 sqld 자격증 시험을 응시했다가 환불한 적이 있다. 퇴근 후 공부해보겠다고 결심했다가 필기 공부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맘 편히 환불을 했었다. 그때 생각했다. 아, 나 이제 공부 못하는 건가? 엉덩이 붙이고 공부한 기억이 너무 까마득했다. 이번 연휴라면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몇 일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는 그 넉넉한 기회와 기간을 나에게 주면 이 게으른 나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대학도 수시로 붙었고, 운 좋게 취업도 부트캠프로 단기간에 성공했다. 나에겐 오랜 기간 무언가를 준비한다는게 두렵다. 더 정확히는 오랜 기간 준비했는데 '실패할까봐' 두렵다. 하고 싶은건 많으면서 얻기위해 도전하는 경험이 줄어들고 있다. 줄어들고 있다고 표현한 이유는 미라클모닝으로 8시 출근, 꾸준한 운동으로 작은 실천과 성취감을 맛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성장하고 싶은 나는 욕심과 안주 사이에서 매번 괴로워하고 있다. 최근 '아비투스' 책 읽기를 멈췄다. 그 책은 엄청난 성장을 전제로 끌어올려주는 책인데, 나는 지금 그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a.k.a 안주 모드) 보상이 보장되지 않아서일까? 블로그 한편 쓰고 나서는 설정페이지를 들락날락 거리며, 방문자수 통계를 확인하면서 그 보상으로는 부족한 것일까?
확실한 건, 학창 시절 공부에 성적이라는 보상은 적절치 못한 관계라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공부를 하게될 터인데, 배움 자체에서 의의를 가져야했던 것이다. (10년 전의 나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때의 나는, 꽤 오랜 시간 공부의 이유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공부는 끝끝내 미룰때까지 미루다가 벼락치기로 공부를 했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그 방식이 먹혔을지 몰라도 대학생 때는 어림도 없었다. 그래서 일찍이 취직의 길을 알아보게 되었다.
헌데, 최근에 벼락치기의 힘을 다시 한번 경험했다. 추석 연휴 직전 회사 리서치 발표가 있었는데, 쉬는 기간 동안 일을 마무리해야해서 2-3가지 일을 병행하던 때였다. 우선순위가 높았던 일을 쳐내느라 결국 나는 발표 당일까지 자료 조사를 못했었다. 나에게 주어진 약 3시간 동안 빡집중을 위해 회의실 하나를 빌렸고 나는 만족할만한 발표 자료를 생성했다. 그게 아래 글 이었다. 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초집중한 경험이라 그 여운이 하루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이와 같은 집중력이 나온다면 뭐든 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다시 돌아와 현재, 남은 이틀 반나절 만이라도 youtube 없이 나에게 집중해서 믿고 글을 써보자. 제발! 뚜부야! 뭐가 되길 바라지 않을게 우리 한번 꾸준히 해보기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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