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루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희진은 네번째 루이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알아차렸다.
- 장르 : SF
- 평점 : ★★★★★
- 독서 완료일 : 22.11.29
- 몇줄평 : 내가 읽은 김초엽 작가님의 2번째 책이었다. 긴 흐름의 므레모사와 달리 단편집이었고, 작가님의 주특기인 결말 반전을 매 에피소드마다 읽어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특히 '스펙트럼'에서 루이는 영화 아바타 캐릭터로 상상하며 읽었고, '공생가설'은 필자가 어릴적 낮잠 자고 일어나면 심장이 쿵쾅거려 울었던게 이 때문이지 않았을까하는 설득력을 갖고 읽어보았다 ㅎㅎ
- 86p 만약 이 그림들이 무리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라면. 그들이 형태가 아닌 색상의 차이를 의미 단위로 받아들인다면. 루이들이 예술과 감정을 표현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의미를 기록해오고 있었다면. 네번째 루이가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아직 희진의 어깨까지밖에 오지 않는 작은 몸집에,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 표정을 한 새로운 루이. 희진이 만난 모든 루이들이 그랬다. 처음 만났을 때는 늘 무신경한 시선으로 희진을 보았고, 모르는 대상을 대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 순간부터 다시 원래의 '루이' 처럼 변했다. ...
- 87p 루이는 흩어진 그림들을 주워 들었고, 익숙하게 그림들을 정리했다. 루이는 평평한 바위 앞에 앉아 천천히 그림을 살피기 시작했다. ... 네번째 루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희진은 네번째 루이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알아차렸다. 희진을 향하는 시선, 표정. 여전히 읽을 수 없는 감정.
- 128p 태어난 이후로 외부 세계와 전혀 접촉하지 않은 아기들은, 아마도 '그들'을 뇌 속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아기들은 처음 기대했던 아기들의 뇌 패턴을 보이고 있다. 아직 언어를 습득하기 전, 세계와 삶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기 전, 생존을 위한 욕구만 존재하는 사고 패턴을. ... 상자 속의 아기들은 이타성을 획득하지 못했다.
- 129p 수만년 전부터 인류와 공생해온 어떤 이질적인 존재들이 있다고 말이다. 만약 공생의 대상이 지구상의 생물이 아니라면 어떨까? 그것이 우리의 뇌에 자리 잡았고, 우리의 유년기를 지배했고, 우리를 윤리적 주체로 가르쳐왔다면. ... "우리가 인간성이라고 믿어왔던 것이 실은 외계성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