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입소 이래 매주 썼던 회고글을 나만무 프로젝트 들어서는 쓰지 못하고 있었다. WEEK12는 초안으로 남아있었고, 일찍 퇴근한 날에도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에 집중하기 위해 미뤘었다. 하지만 오늘은 팀원들에게 그간의 고충을 위로받고, 그동안 갈망하던 챌린지적 요소를 발견한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작성하려한다.
팀장 선발 과정은, 순조로웠다.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처음으로 제출했고, 그게 좋은 모습으로 보인 것 같다. (3:3) 두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첫 조는 공지 당일에 지원했고 그 자체로 의지가 충만하게 전달되었다. 그에 반해 마지막 조는 거의 마감 직전에 낸 팀장도 있어서 '정말 자진해서 지원한게 맞냐?' 라는 질문을 받았다는 웃긴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리고 나와 사전 협의한 팀원을 납치할 계획까지 갖고 있었다는 꿍꿍이도 알게되어 방어 전략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날은 리더들의 '정상회담'을 꾸리게된 날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지원한 6명 모두 팀장이되어 성공적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사실 팀장이 되기도 전에, 팀원 모집을 시작했다. 첫 멤버는 서로 뜻이 맞아 바로 영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 자신이 팀장이 될지도 몇 명으로 구성될지 모르는 수많은 변수 속에서 컨택을 이어나가면서 불안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컨택한 4명 중에 3명만 팀원이 되었다. 결국 한명은 stable marriage 알고리즘에 의해 함께하지 못했다. 이때 안전 인원 이상으로 컨택을 한 것을 반성하고 있다. 분명 이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내가 컨택한 4명 모두를 지키기 위해 팀장이 5명이 되어야했고, 그래서 팀장 후보자를 계속 견제 혹은 아군으로 끌어들일 전략을 세우다보니 머리가 복잡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적극적인 팀원들로만 구성되어있었다면 오히려 진작에 팀이 파토되었을 것 같다. 옆 팀장이 우리팀에 두 개의 태양이 있다고 표현한다. (걱정마세요, 저희 열심히 의논 중이에요. 싸우는거 아니에요 ^^) (우리 팀원들 항상 열심히 의견내줘서 고맙습니다.)
첫번째로 힘든 기간이 기술적 챌린지 포인트를 갈망하고 있는 요즘이라면,
두번째로 힘들었던 기간은, 주제 선정 기간으로 꼽는다. 내가 기획자 양성 코스를 임하고 있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정말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엎어지기를 수일째 임하던 날이었다. 운영진마다 각기 다른 피드백에 (기술, 기획, 재미, 개연성)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었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가장 재밌게 임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게 바로 폴가이즈를 오마주한 '꼬리잡기' 게임이다. 주제가 선정된 순간, 마음이 편해졌지만, 동시에 걱정이 들었다. 그간 웹서비스에서 쌓아온 개발 경험들을 '게임'이라는 주제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주제에 대한 모든 요소를 팀원이 구상한 것이라 초반의 나는 팀원을 견제를 했고 힘들어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잡아야했다. 항상 뛰어나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팀원에게 배우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게임 서비스업에 흥미를 가지려했다. 현업에 종사 중인 사촌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게임 기획은 어떻게 하는지 포트폴리오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플레이도 해보았고 나는 컨트롤 게임에 젬병이지만, 하나씩 배워나갔다.
마우스 감도는 어때야하는지, 게임성이 뭔지, 아웃/인게임 차이가 뭔지. 무엇보다 게임 개발에는 물리엔진만 있는게 아니란걸 알게되었다. 자연스럽게 역할분담되어 나는 아웃게임을 담당하고 있다. 세션 관리, 게임 방 관리, 그리고 지금은 로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처음에는 '클린코드, 테스트는 필수지' 라는 큰 꿈으로 개발을 진행했지만, 빈번한 리팩토링으로 지금은 클라에 붙고 돌아가기만하면 PR 후 머지하고 있다. 아, 내가 정글에 입소했던 두번째 이유. 백엔드 개발자로 전직 이젠 두렵지 않다. 사실 이런 devops 설정, db migration 두려웠는데, 기능 개발되는게 먼저라는걸 그리고 최적화는 그 다음 문제라는 마인드를 가지니깐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다. 그간 백엔드 개발에 대한 큰 이상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쪽 직군도 그저 개발자일 뿐이라는걸 그리고 단순 CRUD를 넘어 소켓까지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으니 자신감이 오를만하다.
오늘은 기쁜 마음으로 퇴근했지만, 하루에도 감정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어제까지의 나는 챌린지적 요소가 없어서, 내 작업이 적은 것 같아서, 팀원들이 내 말에 부주의한 것 같아서 슬펐다. 슬픈 날에는 일찍 퇴근하고 비타민 더 챙겨먹으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작업사항 전체를 파악하고 팀원들에게 가이드를 줄 수 있어서 기쁘고, 레디스를 깊게 파서 챌린지적 요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되고, 팀원들이 완소팀장이라고 칭해줘서 큰 힘이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고, 2주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오! 2주라니!! (엄청 기쁜 상태)
말은 이렇게 했지만, 빠르고 책임감있게 작업해주는 팀원들 덕분에 하루가 다르게 서비스는 발전하고 있고, 너무 고맙다. 무섭기만 하던 코치님은 벌써 그립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벌써 미화되는 건가, '다신 Project Manager 안해' 라고 선언했던 것도 나 꽤 잘하는 것 같다는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 (ㅎㅎ)
아직 2주 남았고, 여전히 기분은 오락가락하겠지만, 꽤 견딜만해졌다. 그렇게 의연해지는 것 같다. 걱정해봤자 닥치지 않은 미래이고, 온전히 하루에 집중할 것이다. 다음글은 아마 최종발표 이후에 찾아올 것 같다. 그때까지 건강히 개발하자. 그땐 서울에서 행복하게 회고글 작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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